2021. 6. 1. 00:36ㆍ리뷰
여러분이 가장 즐겨 쓰는 스피커는 무엇인가요? 요즘 저는 애플 홈팟 미니를 자주 씁니다. 보스의 저음을 참 좋아했는데, 그런 보스마저 멀리할 만큼 홈팟 미니에 푹 빠졌습니다.
국내 정발 제품이 아닌 탓에 이런저런 불편함도 있지만, 그런데도 제 최애 스피커는 여전히 홈팟 미니입니다.
홈팟미니=가성비 음질
애플 제품 중에 ‘가성비’ 단어를 붙일 수 있는 제품은 몇 없습니다. 홈팟 미니는 몇 안 되는 가성비 제품입니다. 사운드 역시 가성비가 좋죠.
지난번 콘텐츠에서 언급했듯, 홈팟 미니는 음질에서 매우 준수한 품질을 보여줍니다. 음색은 애플 특유의 플랫한 특징이 있습니다. 보스처럼 저음이 매우 강한 편은 아니고, 중고음역대도 평이합니다.
하지만 밸런스는 훌륭해 어떤 장르도 잘 소화하죠. 해상력 역시 이 정도 크기의 스피커 중에선 꽤 잘 뽑아내는 편입니다.
사실 홈팟 미니는 원형 미니 스피커 특유의 부족한 공간감과 볼륨감을 보여줍니다. 홈팟 미니를 설정하는 순간 아이폰, 애플워치의 시리가 모두 영어 설정으로 바뀌어버리기도 합니다. 음악이 홈팟 따로 아이폰 따로따로 분리되어 재생되는 탓에 UI/UX가 꼬이는 일도 발생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홈팟 미니를 10만 원 초충반 대에서 볼 수 없는 깔끔하고 균형 잡히고, 짱짱한 사운드 그리고 각종 부가 기능은 홈핏 미리를 메인 스피커로 쓰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척하면 척 듣는 시리
홈팟 미니는 음성인식 능력이 탁월합니다. 4개의 마이크를 품고 3개의 마이크를 사용자의 음성을 듣는 데 씁니다. 나머지 1개는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을 캐치합니다. 음악과 사용자 목소리를 구분하여, 언제든 “hey siri”에 반응하기 위해서 설계된 거죠.
“Hey siri”에 반응하는 감도는 압도적입니다. 주변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방안에 둘 경우 조용한 환경이라면 조용히 나직하게 불러도 반응합니다.
음성인식 능력 또한 우수합니다. 부족한 영어로 더듬더듬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습니다. 물론 버터 바른 미국식 발음이 아닌 한국식 발음으로 말하면 못 알아들을 때도 있습니다.
음성 명령 시에는 유창한 영어 문장으로 말하지 않아도 되죠. 대충 단어 몇 개 조합하여 말하면 요령껏 알아 듣습니다.
예컨대 자기 전 잔잔하고 분위기 있는 음악을 듣고 싶을 땐 “Hey siri, midnight mood” 이 정도만 언급하면 알아서 분위기 있는 곡을 추천합니다.
“favorate playlist”를 요청하면 애플뮤직에서 내가 자주 듣는 아티스트의 음악을 믹스해 들려주기도 합니다.
음성인식 능력도 타고나고 말귀도 잘 알아듣는 덕분에 요즘엔 음악 듣는 데 손을 쓰지 않습니다. 방에 들어오면 그저 나직이 말할 뿐.
“Hey siri, Play Midnight mood”
쓰는 재미 더해주는 기능
홈팟 미니는 쓰는 재미를 더해 주는 기능을 더 갖고 있습니다. 애플 홈과 연공하여 온갖 IoT 가전을 제어할 수 있고, 특기할 만한 기능으로 핸드오프(Handoff)와 인터컴(Intercomm)이 있죠. 가전제어는 애플과 연동되는 가전도 준비해야 하니 여기에선 뒤에 두 가지 기능을 소개하려 합니다.
핸드오프는 아이폰과 홈팟 미니가 서로 곡을 넘겨주고받는 기능입니다. 애플의 광대역 칩셋인 U1칩을 기반으로 재생하는 곡을 주고 받습니다. 이말은 즉 U1칩이 탑재된 아이폰11 시리즈, 12 시리즈만 해당 기능을 쓸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아이폰을 홈팟 미니에 가져다대면 강한 진동과 함께 현재 홈팟 미니로 재생 중인 음악이 아이폰으로 넘어와 재생되죠. 반대로 아이폰에서 재생 중이던 음악을 홈팟 미니로 이어서 재생할 수도 있습니다.
귀가하면서 듣던 음악을 집으로 돌아와 홈팟 미니로 계속해서 들을 수 있고, 집에서 외출 준비하며 듣던 음악을 아이폰으로 이어서 들으며 외출할 수 있는데요.
음악에 미쳐 사는 게 아닌 이상, 매번 사용하는 기능은 아니지만 가끔씩 쓰면 제법 유용합니다.
핸드오프 속도는 홈팟 미니에서 아이폰으로 곡이 넘어올 때 더 빠른 편입니다. 아이폰에서 홈팟 미니로 곡을 넘길 땐 살짝 딜레이가 발생합니다.
다음으로 칭찬하고 싶은 기능은 인터컴입니다. 내 아이폰이나 애플워치로 음성 메시지를 입력하면, 홈팟 미니로 메시지가 출력되는 기능이죠.
집밖에서 가족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앉은 자리에서 의사를 전달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습니다. 집 안에 홈팟 미니를 여러 대 두고, 이를 매개로 소통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집안에서 홈팟 미니로 소통하는 모습은 영 어색할 겁니다. 집이 크고, 층이 나뉜 미국식 주택에 살지 않는 이상 말이죠.
생각해본 응용 예시로는, 외출 때 먼저 나가서 자동차 시동을 켜놓고, 가족을 호출하는 용도 정도인데요. 뭐, 홈팟 구매욕을 끌어올릴 킬러 기능으로 보긴 부족하긴 합니다. 단순히 흥미로운 부가 기능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합니다.
결론입니다.
홈팟 미니는 집에서 무난하게 쓸 스피커를 찾는 분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제품입니다.
선을 넘지 않는 가격과 가격을 웃도는 음질과 음색, 여기에 아이폰과 연동된 기능이 더해져 흠잡을 데 없는 경험을 선사하죠.
단, 아이폰 사용자 + 무선이 딱히 필요없는 분들 한정입니다.
한계도 명확하죠. 애플 제품에만 연동되는 폐쇄성과 요즘의 스피커답지 않게 유선이라는 점이 아쉽습니다.
스테레오나 볼륨감을 단점으로 지적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 스피커의 가격이 십만원 초반 혹은 중반대라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같은 가격대에선 비교군 자체가 없다고 보는데요.
이런 장단점 모두 챙겨보고, 만족하는 구매가 되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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