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 국내 론칭, 갈아 탈까 말까?

2021. 2. 4. 00:17트렌드

다들 소식 들으셨죠? 몇 해 전부터 소문만 무성하던 스포티파이가 드디어 국내에 상륙했습니다. 오늘은 이 소식과 함께 간단한 후기를 전해드립니다.

큐레이션으로 승부하는 스포티파이

국내 음원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분이라면, 이 서비스가 다소 생소할 수 있는데요. 스포티파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음원 서비스입니다. 스포티파이에 따르면 6,000만 개 이상의 트랙과 40억 개 이상의 재생 목록을 보유하고 있답니다. 규모도 어마어마하죠.

단순히 물량으로 승부하는 서비스는 아닙니다. 강점은 넷플릭스와 같은 ‘개인화 추천’에 있습니다. 스포티파이는 이용자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알고리즘 기반으로 맞춤형 큐레이션을 제공합니다. 전 세계 이용자 수가 3억 명에 달하는 만큼 데이터 분석과 추천의 정교함은 정평이 나 있죠.

이용자 만족도도 높은 편입니다. 매주 월요일, 이용자의 청취 리스트를 토대로 만드는 ‘디스커버 위클리’는 가장 만족도 높은 기능 중 하나로 알려졌습니다.

스포티파이는 이번 국내 서비스 론칭을 준비하며, 한국인만을 위해 국내 가요 플레이리스트도 정성스럽게 준비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스포티파이를 실행하면 Hot Hits Korea, 인기가요 Hot Now, 국내 가요 Rising 등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국내 이용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열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스포티파이의 요금제는 두 가지로 나뉩니다. 스포티파이 프리미엄은 1만 900원(부가세 별도)입니다. 프리미엄 이용 시 음악을 광고 없이 들을 수 있고, 다운로드하여 오프라인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 여러 디바이스로 접속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스포티파이 프리미엄 듀오는 1만 6,350원(부가세 별도)입니다. 프리미엄 서비스를 2개의 계정으로 이용 가능합니다. 가족 또는 친구와 나눠서 부담한다면 1인당 8,175원(부가세 별도)입니다. (1원 단위까지 책정된 가격이 꽤 변태스럽습니다)

국내 서비스에선 광고를 포함한 ‘무료 이용’과 ‘가족 요금제’가 빠졌습니다. 가격대가 나쁜 편은 아니지만, 각종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국내 음원 서비스와 비교하면 다소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참고로 스포티파이의 경우 현재 론칭 기념 무료 이벤트가 진행 중입니다. 회원 가입 시 일주일간 무료로 이용해 볼 수 있습니다. 프리미엄 서비스를 신청하면 3개월간 무료 혜택이 적용됩니다.

아직은 시간이 필요한 서비스

새로운 서비스가 론칭되었으니 직접 체험해 봐야겠죠? 국내 음원 서비스의 변질된 음원 순위 기능, 음원 줄 세우기 등에 피로감을 느낀 저는 애플 뮤직으로 진작에 갈아탔는데요. 애플 뮤직과 함께 고려했던 음원 서비스가 스포티파이였습니다. 그만큼 이번 국내 론칭에 기대감이 컸습니다.

넷플릭스가 떠오르는 깔끔한 UI

이용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회원 가입을 끝내고 간단히 음악 취향을 입력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무료 이용을 위해서 별도로 등록할 것은 없었습니다. 회원 가입 시 7일 무료 이용이 자동 활성화되는 듯했습니다.

단 몇몇 프리미엄 기능을 쓰거나, 다중 디바이스 접속을 하려면 프리미엄 서비스에 가입해야 했습니다. 단순 7일 체험 시에는 1개 의 디바이스에서만 음악을 들을 수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잠깐 사용해본 후기는 ‘괜찮다’ 정도입니다. 인터페이스는 넷플릭스를 보는 듯 깔끔했습니다. 뮤비 등 영상이 있는 음악이라면, 음악 재생 시 영상도 함께 보여줍니다. 단순히 커버 이미지만 보여주는 게 아니죠. 보고 듣는 재미가 있다고 할까요?

데일리 믹스 큐레이션도 제법 취향에 맞았습니다. 앞으로 듣고 또 듣다 보면 스포티파이가 제 취향을 조금 더 정교하게 분석하고, 마음에 쏙 드는 음악들만 꼽아주겠죠.

장범준 3집과 아이유 앨범은 어디에? 제목은 또 영문.

다만, 여러 사람이 지적하는 음원 수는 큰 한계로 보였습니다. 검색만 조금 해보아도 국내 음원이 크게 부족한 게 느껴졌습니다. 마치 국내 애플 뮤직의 초창기 모습을 보는 느낌입니다(물론 애플 뮤직도 여전히 국내 음원 수에서 열악함을 보이긴 합니다만).

일부 노래 제목도 국내 노래임에도 영문명으로 적혀 있었는데요. 이 부분은 전 세대가 부담 없이 다가가기엔 큰 허들로 작용할 거 같습니다. 국내 노래의 경우 한글 제목과 영문 제목이 뒤섞여 있어 다소 산만하고, 현지화가 덜 된 느낌도 듭니다.

물론 애플 뮤직조차 버리지 못한 음원 순위 매기기가 없다는 건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온전히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즐기는 데 모든 초점이 맞춰진 걸 체감할 수 있었죠. 지긋지긋한 줄 세우기 볼 일도 없고요. 딱 음원만 채워지면 더할 나위가 없을 텐데...

당장 갈아 타기엔 국내 음원도 적고, 현지화도 더 필요할 거 같고... 아마도 “프리미엄 서비스를 결제할 것인가?”를 묻는다면, “글쎄”라고 대답할 듯합니다. 그래서 스포티파이가 3개월 무료를 내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3개월 후에는... 만족할 만한 서비스로 성장해 있을까요?

일단은 무료로 사용해 보고, 유료 요금제를 지속할지 말지는 그때 결정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