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철 만정수산 제철 새우 맛있게 먹는 법?

2022. 10. 10. 21:15리뷰

대하철이다.

알 만한 사람은 이미 다 안다는 만정수산에 다녀왔다. 비오는 궂은 날씨에도 제철새우를 먹고자하는 사람들 열정은 정말 대단했다. 내 열정은 조금 모자란 탓이었을까. 이 날씨에 누가 대하 먹으러 오겠어? 하는 마음에 느긋한 마음으로 느긋한 발걸음을 한 대가는 톡톡했다.

아마도 주말에 이곳을 방문한다면, 오픈런 하지 않는 이상 30분에서 1시간의 웨이팅 정도는 각오해야 할 거다. 내 경우는 다행히 테이블 회전이 빠른 덕에 30분 만에 입장할 수 있었다.

기다림이 가져다준 만족감은 훌륭했다. 제철 맞아 살이 오를 대로 오른 새우는 고소함과 씹는 맛이 일품이었다. 역시 새우는 가을 새우. 새우구이는 한 접시에 4.5만원. 둘이 가서 인당 8-9개씩 먹어치웠으니, 대략 18마리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 거다. 역시나 둘이 먹기엔 다소 모자르다. 살이 통통 오른 새우라 할지라도...

그래선지 주린 배를 채우라고 새우라면도 5천 원에 판매한다. 2인분 이상만 주문 가능하다. 새우라면에도 새우가 3마리 정도는 들었다. (다만, 싱싱한 놈들이 아닌 탓인지 껍질을 까는 순간 살점이 퍽퍽 으스러지고 만다). 맛은 딱 새우탕면 이상 이하도 아니다.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을 거다. 동행한 친구는 "라면은 기대보다 별로"라는 평을 남겼다.

만정수산의 하이라이트는 새우머리 버터구이다. 새우구이 맛있게 먹는 법을 보려고 이 글에 들어왔다면, 이 부분만 읽고 가도 되겠다. 만정수산 서버 분에게 새우머리 버터구이를 요청하면 맛있게 구워서 가져다 준다. 단, 소금냄비에 새우머리를 넣고 바짝, 아주 바짝 구워놓아야 한다. 이 정도면 타지 않을까 싶을 만큼 구웠더니, 서버 분이 그제야 "딱 알맞게 구워졌다"며 버터구이를 위해 주방으로 가져갔다.

맛은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 새우와 고추기름과 버터가 어우러진 맛이다. 다소 느끼함도 느껴진다. 동행한 친구는 새우구이보다 맛있다며 신나게 씹어먹었다. 새우머리 버터구이 좀 먹어본 이 친구에 따르면 더 맛나게 먹고자 한다면, 새우머리를 잘라낼 때 몸통의 살점을 붙여서 자르라고 한다. 그래야 씹는 맛이 더 좋단다.

만정수산에 간다면 새우머리 버터구이까지 야무지게 먹어보길 추천한다. 참고로 이곳은 새우튀김 맛집이라고도 하는데, 집에 도착하고 나서야 이 사실을 알았다. 안타깝지만, 새우튀김은 내년에 먹어보는 걸로. 강서와 인천 거주자라면 여러 번 방문해도 좋을 맛집이지만, 수도권 동남부가 생활권인 내게는 두 번은 부담이고, 일년에 한번 쯤은 가볼 만한 맛집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