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은 애견카페 말고 애견캠핑, 도그베이 송추점

2022. 2. 3. 23:59리뷰

 

자연에서 불멍 하는 캠핑. 낭만이 가득하지만,  사실 그만큼의 수고로움을 동반한다. 여기에 반려견까지 더해지면 힘듦은 배가 되기 일쑤. 강아지 챙기랴 캠핑 준비하랴. 이 모든 게 캠핑의 즐거운 과정이라지만, 모르는 소리다. 캠핑 마니아가 아닌 ‘어쩌다 캠핑’ 족에겐 캠핑 생각 뚝 떨어지게 하는 경험이다.

 

여기 수고로움 없이 캠핑 분위기를 물씬 느끼게 해주는 애견 운동장,  애견 캠핑장이 있다.

 

캠핑하면 으레 1박 2일 야영을 떠올리곤 하지만, 그럴 필요 없다. 당일치기로 고기 구워 먹고, 불멍 하며 반려견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도그베이 송추점이다.

 

 

도그베이 송추점을 찾은 까닭은 하나다. 당일치기로 캠핑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 수많은 애견 캠핑장은 1박 2일 숙박이 기본이다. 성수기에는 숙박비도 무섭게 뛰어오르고, 챙길 것도 한둘이 아니다. 캠핑에 엄두도 못 내는 이유다.

 

 

도그베이 송추점은 캠핑의 고역을 아는 사람들에게 제격인 장소다. 숙박하지 않아도 된다. 장비를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반려견 챙기느라 정신 쏙 빼놓지 않아도 된다.

 

입장료와 시설 이용료만 내면 반나절 잠깐의 캠핑을 만끽할 수 있다. 불판과 집기는 대여해 주니 먹거리만 챙겨 가면 그만이다. 고기 먹고 불멍 하는 동안 반려견은 운동장에서 뛰어놀기 바쁘다.

 

 

반나절 즐기는 애견 캠핑장, 애견 운동장. 아마도 수도권에서는 유일한 공간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어딘가 뒤져보면 또 다른 공간이 나올 수도 있지만 아직은 이만한 곳을 발견하진 못했다.

 

 

도그베이 송추점은 대형견과 중소형견 공간으로 분리되어 있다.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곳은 대형견 공간이다. 우리가 향한 장소는 중소형견 공간이다.

 

안쪽으로 들어서면 인조 잔디가 깔린 바닥이 있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운동장이다. 한쪽에는 수영장이 있는데, 동절기에는 운영하지 않는다.

 

주변에는 캠핑용 텐트가 배치되어 있다. 텐트 안쪽에는 테이블과 실내용 난로가 있다. 주로 텐트 밖에서 활동한 탓에 내부는 이용하지 못했고, 촬영 사진도 없다. 다른 사람들을 살펴보니, 해가 기울고 날이 쌀쌀해지면 실내에 들어가 난로를 켜고 캠핑을 즐기더라.

 

 

우리 일행은 텐트 밖에서 고기를 구워 먹고, 반려견과 함께 뛰어놀고, 불멍 하며 시간을 보냈다.

 

 

텐트 앞에는 고기를 굽는 테이블과 불멍용 화로가 있다. 기본 세팅으로는 연탄과 그릴, 집게, 가위, 일회용품 그리고 장작 20kg이 제공된다. 대부분의 집기가 제공되는 덕분에 따로 챙길 건 없다. 우리가 챙긴 것은 먹을 것과 마실 것뿐이다. 물론 캠핑의 낭만을 즐기고 싶다면, 별도의 버너와 주전자 등 소품 정도는 가져오길 추천한다.

 

참고로 장작은 1만 원에 10kg을 추가 구입할 수 있다. 들리는 말로는, 장작 20kg을 모두 소진하고, 불멍용 화로에 불이 꺼지면 퇴실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다행히 장작 20kg을 모두 소진할 때까지 퇴실당하진 않았다.

 

기본 20kg만으로도 두 시간 정도는 거뜬하니, 한두 시간 안에 강퇴당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우리 일행은 도착하자마자 운동장에 반려견을 풀어줬다. 반려견이 신나게 뛰어노는 사이, 분주하게 상을 차렸다. 준비해온 고기를 불판에 올리고, 연탄불에 노릇노릇 구웠다. 야외에서 구워 먹는 고기 맛. 제대로 캠핑 무드다.

 

일회용 냄비와 버너는 따로 챙겨 방문했다

 

좋았던 점은 식사하는 동안 반려견을 풀어놓아도 안심이었다는 거다. 일전에 반려견과 노지 캠핑을 다녀온 경험이 있다. 어디 도망이라도 가지 않을까. 맘 편히 반려견을 풀어놓지 못했다. 그 탓에 금쪽같은 아이를 식사 시간 내내 케이지 안에 모셔두어야 했다. 케이지에서 꺼내 놓은 뒤에도, 목줄 한번 편하게 풀어주지 못했다.

 

 

사람에게도 반려견에게도 썩 행복하지 않은 경험이었다. 이후로 반려견을 데리고 캠핑을 떠나 본 적이 없다. 도그베이 송추점은 이런 걱정 없이 캠핑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다.

 

 

식사를 끝내고 본격적인 불멍을 즐겼다. 밤 날씨가 쌀쌀했지만, 뜨끈한 불길 덕분에 제법 견딜 만했다. 티 타임도 가졌다.

 

주전자와 버너는 따로 챙겼다

 

이곳에는 버너나 주전자가 추가 제공되지 않기에 따로 챙겨온다면 요긴하게 쓸 수 있다. 타오르는 화로와 주전자 물 끓는 소리. 역시 제대로 캠핑 무드다.

 

두 시간 정도 지나자 기본 제공되는 장작이 모두 소진됐다. 30분에서 1시간 정도 더 있을 생각으로 10kg을 더 구입했다. 그렇게 하나둘 사람들이 빠질 때까지 불을 지핀 채 시간을 보냈다.

 

 

도그베이 송추점은 장단이 명확한 공간이다. 앞서 많은 장점을 언급했지만, 물론 단점도 있다. 캠핑 콘셉트의 공간이지만, 주변 환경이 받쳐주지 않는 건 아쉽다. 도시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서, 숲속에 온 듯한 느낌을 기대하긴 어렵다.

 

다소 낙후된 시설도 아쉬운 점인데, 캠핑장이라는 게 으레 그런 편이니 그러려니 한다. 요즘에는 감성적인 외부 인테리어로 치장한 캠핑장도 많은데, 그런 곳을 기대했다가는 실망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인조 잔디의 상태라든지, 청소 상태 등이 조금 거슬리지만, 공간을 즐기는 데 심각한 문제가 되진 않았다.

 

가격은 잠깐 머무르는 것 치고는 싼 편이 아니다. 성인은 입장료 1만 원, 반려견은 크기에 상관없이 8천 원을 받는다. 캠크닉 이용료(시설 이용료, 집기 대여료 등)은 3만 원이며, 장착 10kg 추가비는 1만 원이다.

 

둘이서 방문해 3시간 정도 머무른다고 할 때 7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여기에 식비를 포함하면… 제법 큰 지출이 될 수 있으니 참고하자.

 

위치는 경기도 양주시이며, 100% 예약제로 운영된다.

 

https://booking.naver.com/booking/6/bizes/251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