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캠핑장 같은 애견카페, 그라운독

2022. 1. 27. 23:33리뷰


애견인을 지인으로 두면 좋은 점이 두 가지 있다. 직접 키우는 부담 없이, 사랑스러운 강아지를 자주 볼 수 있다는 거다. 다른 하나는 강아지가 사방에서 뛰노는 애견카페를 여기저기 다녀볼 수 있다는 거다.

몇 해 전 가까운 친구가 강아지 한 마리를 입양한 덕분에 경기도에 위치한 애견카페를 수없이 다녀봤다. 오늘은 그중 한 곳을 소개하려 한다. 탄탄한 평지와 숲속 같은 분위기가 매력적인 ‘그라운독’이다.



GrounDog, 이름에서 예상할 수 있듯 넓고 평평한 운동장을 갖춘 공간이다. 애견카페는 으레 일상적인 단어에 도그(Dog)나 개, 멍 글자를 욱여넣어 우스꽝스러운 이름을 짓기도 하는데, 이곳은 이름도 제법 멋스럽다. 내부도 그럴까.

 


문을 열고 안쪽으로 들어가 본다. 매우 넓지도, 그렇다고 작지도 않은 평수의 운동장이 보인다. 소형견에서 중형견이 뛰어놀기에 적당한 수준이다. 아니나 다를까, 꽤나 많은 소형견이 폴짝폴짝 신나게 뛰어놀고 있다.

주위를 둘러본다. 종종 방문하던 카페인데, 리뷰를 남기려고 다시 보니 새롭다.

 


사방으로 빽빽한 나무숲에 둘러싸여 있어 숲속 캠핑장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마치 그 매력을 느껴 보라는 듯 운동장 주변에는 캠핑용 의자가 보란 듯이 배치되어 있다.

 


주말에 방문하면 캠핑용 의자에 강아지와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연인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나는 여자친구와 와본 적이 없어 그 느낌은 잘 모르겠지만, 연인 그리고 반려견과 함께 보내는 캠핑이라니. 알콩달콩하고 좋을 것만 같다.

 


꿈 같은 생각을 멈추고 다시 운동장을 본다. 겨울의 운동장은 모랫바닥이지만, 여름에는 잔디가 넓게 깔린다. 그래선지 숲속 캠핑장의 느낌은 여름에 더 만끽하기 좋다.



앞서 말했다시피 그라운독의 매력은 앞마당이다. 평평한 운동장은 슬개골이 약한 반려견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전문적 식견은 아니고, 그렇게 주워들었다. 야트막한 둔덕조차 없어, ‘우리 아가 다리에 무리를 주는 건 아닐지’ 노심초사할 일이 없다. 흥분한 반려견을 쫓아가서 붙잡기 쉬울 만큼 적당한 평수도 마음에 든다.

 


물론 드넓은 운동장도 나름대로 매력이 있다. 하지만, 대형 운동장에 방문해 본 견주라면 분명 공감할 거다. 넓으면 넓은 만큼 체력 소모가 상당하다. 반려견도 견주도 마찬가지다.

대형 운동장에서 놀다 보면 반려견 뛰어놀게 하려고 온 건지 내가 뛰어다니려고 온 건지 헷갈릴 정도. 집에 갈 무렵에는 진이 다 빠진다. 가끔은 그라운독 같은 운동장도 필요한 법이다.

 


운동장 주변에는 벤치와 테이블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한 편에는 온실이 마련되어 있다. 온실 안쪽에는 난로가 있어, 언 몸을 녹이기에 좋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펜스에 둘러싸인 풀장이 보인다. 그라운독이 자랑하는 또 하나의 매력 포인트다.

 


이곳은 여름 시즌 풀장, 봄가을 그리고 겨울 시즌 볼풀장으로 운영된다. 사람도 아니고 강아지가 볼풀장을 좋아할까 싶지만 의외로 잘 논다. 공 좋아하는 강아지라면 더더욱. 아쉽게도 1월에 방문했을 때는 운영 중단 상태였다. 아마도 혹한기에는 볼풀장도 운영하지 않는 듯하다.

아주 소박한 공간이지만, 운동장과 함께 풀장도 이용할 수 있으니 반려견과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고자 한다면 그라운독이 더욱 마음에 들 거다. 반려견 수영장의 경우 별도 요금을 받는 곳도 있는데, 그라운독은 따로 추가 요금을 받진 않는다.



그라운독에서 주로 만나본 강아지들은 주로 소형견과 중형견이다. 경험상으로는 소형견 비중이 더 높다. 하지만, 늘 중형견도 몇 마리씩 보였으며 시바견도 종종 발견할 수 있었다. 찾아보니, 대형견은 매주 목요일에만 입장할 수 있다고 한다. 주말에 방문한다면 아마도 소형견 위주로 만나볼 수 있을 거다.


 


실내에는 카페가 운영 중이다. 가격은 반려견 입장료 7천 원이다. 견주 입장료는 음료에 포함됐다. 음료 가격은 여느 애견카페가 그렇듯 다소 높은 편이다. 견주 입장료가 포함되어 있으니, 그러려니 한다. 그래도 반려견, 견주 입장료를 모두 내야하고 음료도 1인 1주문 해야 하는 카페와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다.

 


음료 외에 먹거리도 판다. 떡볶이, 볶음밥, 피자 등으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떡볶이는 평범한 맛이고, 볶음밥은 김치볶음밥이 먹을 만하다. 피자와 해물볶음밥은 호불호가 나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불호’에 가까웠다. 크로크무슈나 허니브레드 등 디저트도 판매하는데, 맛은 무난한 수준이다.


 


실내 곳곳에는 포토존도 마련되어 있다. 반려견과 추억을 남기기 좋은데, 포토존 구성이 자주 바뀌지는 않는 듯하다. 지난해 겨울에 보았던 루돌프와 트리 장식이 그 자리 그대로다. 여름에도 종종 방문했는데, 그때는 어떤 구성이었는지 가물가물하다.


실내 인테리어는 깔끔하다. 벽면 이곳저곳에는 강아지 그림이 걸려 있는 모습이 귀엽다. 한쪽에는 견주를 위한 담요도 준비되어 있다.

실내 2층에서는 루프탑을 즐길 수 있다. 추운 겨울이라 그런지 이용객은 없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루프탑 이용객이 그리 많았던 것 같지는 않다.

하기야 애견카페를 찾는 주목적이 운동장인데, 굳이 이곳까지 와서 루프탑에 올라갈 필요가 있을까 싶다. 솔직히 말하자면 루프탑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그렇게 끝내주는 편도 아니다. 이 공간은 한두 번 분위기만 즐기는 정도면 족하겠다.


 


해가 저물면 그라운독 곳곳에 불이 켜진다. 반짝이는 전구들이, 아늑한 캠핑장을 연상하게 한다. 제법 분위기가 있으니 저녁까지 시간을 보내고 와도 좋겠다. 물론 늦게까지 머물진 못한다. 그라운독은 보통 7~8시 사이에 문을 닫는다.



요즘 애견카페 참 많다. 넓고 큰 곳도 상당하다. 소형, 중형, 대형별 운동장이 구분된 곳부터 2층, 3층으로 구성된 카페도 적지 않게 있다.

 


그런 공간과 비교하면 그라운독은 다소 소박한 느낌일 수 있다. 그럼에도 이곳의 매력은 분명하다.

숲속 캠핌장 같은 분위기. 운동장과 풀장 등 반려견 액티비티. 안심하고 뛰어놀 수 있는 평평한 운동장. 그리고 적당한 가격. 기분 전환 겸 방문할 신선한 애견카페를 찾는다면 그라운독에 한번 방문해 보자. 소소한 매력이 아주 마음에 들 거다.



위치: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장현리 148-9